[청년의사 신문 이정수] 경구제만으로 짧은 치료기간 동안 특별한 부작용 없이 높은 확률로 C형간염을 완치시킬 수 있는 시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26일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21차 대한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2015 대한간학회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이 공개됐다.

앞서 대한간학회는 지난달 30일 공청회를 통해 C형간염 진료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이드라인 개정안에서는 경구제인 C형간염 신약들을 활용한 치료법이 대폭 추가, 반영됐고, 국내에서 아직까지 허가신청이 이뤄지지 않은 제품도 포함시켜 경우에 따라 고려할 수 있는 치료법이 더욱 다양하게 제시됐다.

차세대 C형간염 신약들은 대부분 바이러스가 증식되는 과정 중 한 곳에 직접 작용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DAA(Direct-Acting Antiviral Agents)로, 주사제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완치율이 낮고 많은 부작용을 가진 ‘인터페론’(interferon)을 포함하지 않는 치료법(IFN-free regimen)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날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가이드라인은 추가 변경 없이 개정안과 동일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DAA 병합요법에 대해 환자 상태에 따라서 12주 또는 24주 요법이 제시됐다.
1형 유전자형 C형간염 DAA 병합요법 가이드라인 ▲ 1형 유전자형 C형간염 DAA 병합요법 가이드라인 이정수 기자
치료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1형 만성 C형간염 및 대상성 간경변증의 치료에 대해선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는 12주 ▲OPr+D는 유전자아형 1b형에서 12주, 유전자아형 1a형 C형간염에서 12주(리바비린 병용), 유전자아형 1a형 대상성 간경변증에서 24주(리바비린 병용) ▲다클라타스비르와 아수나프레비르는 유전자아형 1b형에서 24주(치료 전 내성관련변이검사 시행) ▲소포스부비르+시메프레비르는 C형간염에서 12주 ▲다클라타스비르+소포스부비르는 C형간염에서 12주간 매일 경구 투여하는 것이 A1등급으로 권고됐다. 리바비린은 체중이 75kg 이상이면 1,200mg, 체중이 75kg 미만이면 1,000mg을 투여해야 한다.

1b형 유전자형은 최근 다나의원에서 집단감염으로 발생한 C형간염 환자 대다수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2형 유전자형 C형간염 DAA 병합요법 가이드라인 ▲ 2형 유전자형 C형간염 DAA 병합요법 가이드라인 이정수 기자
유전자형 2형의 경우에는 신약 중에서 소포스부비르만이 A등급으로 제시됐다. 치료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2형 만성 C형간염 및 대상성 간경변증의 치료에 대해선 소포스부비르를 리바비린(800mg)과 병용해 12주간 매일 경구 투여하는 것이 A1등급으로 권고됐다.

간학회에 따르면 국내 C형간염은 1b형(45%~59%)과 2a형(26%~51%) 유전자형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한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를 통해 인터페론 투여로 인해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부담을 덜고 경구제인 신약만으로 높은 완치율을 나타내는 C형간염 치료가 가능해졌다”면서 “따라서 이제는 생애 한 번이라도 C형간염에 대한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일선의 임상현장에서도 C형간염 치료에 대한 부담을 덜고 더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까지 C형간염 신약 중 보험급여가 인정되는 것은 ‘다클린자’(성분명 다클라타스비르)와 ‘순베프라’(성분명 아수나프레비르) 병용요법 뿐이다.

지난 9월 이후로 국내에서 허가된 유전자형 2형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성분명 소포스부비르)와 유전자형 1형 C형간염 치료제 복합제 ‘하보니’(성분명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의 경우에는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서 처방이 가능하지만, 각각 총 3,800만원(12주 요법 기준)과 4,600만원(12주 요법 기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