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에 근무하는 이모(40)씨는 최근들어 예전보다 피부가 노래졌다며 간이 나빠진 것 아니냐는 주변사람들의 근심 어린 충고를 자주 들었다. 간 질환으로 인한 황달을 의심한 이씨는 부랴부랴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걱정과 달리 간 질환 소견은 없으며 피부는 다소 노랗게 보이기는 했지만 눈의 흰자위에 황달 증세가 없었다. 혈중 빌리루빈치 또한 정상으로 황달이 아니라, 단순히 카로틴이 많은 음식인 녹황색채소를 과다 섭취하여 생긴 ‘카로틴 혈증’으로 진단됐다. 그는 귤이나 당근 등 카로틴 성분이 많은 음식을 줄인 후 금세 좋아졌다.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1)스트레스를 피하고 안정을 취한다. 특히 식후 1~2시간이 중요하다.
2)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되도록 피한다.
3)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소화가 잘 될수 있는 형태로 충분히 섭취한다
4)가벼운 운동을 자주 한다.
5)술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한다.
6)항생제, 소염진통제 등 무분별한 약제 사용을 금한다.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현상이 생기면 먼저 간의 이상부터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얼굴빛이 노래도 황달이 아닌 경우가 많다.

간전문병원인 우리들내과병원 안수열원장은 “황달이 생기면 많은 경우에 간이 나빠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간에 좋다는 민간요법 등에 의존하다가 늦게 병원을 찾게되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에 병원을 찾아 진단을 정확히 한 후에 치료방침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간 이상 외에도 여러 원인에 의해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황달은 우리 몸에 빌리루빈이라는 대사물질이 많이 쌓여 피부와 눈동자를 노랗게 만드는 질환이다. 빌리루빈은 적혈구가 수명을 다하고 파괴되어 생기는 물질. 간에서 처리되어 담즙을 통해 배설되는데, 이때 배설되지 못하면 황달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빌리루빈은 탄력섬유를 물들게 하는 특성이 있어 탄력성이 강한 부위일수록 황달이 잘 나타난다. 따라서 눈의 흰자위가 가장 먼저 노랗게 물들고, 다음으로 피부에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빌리루빈의 정상 혈중치는 0.1∼1.0㎎/dl. 이것의 2배 이상이 되어야 눈으로 황달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피부 빛이 원래 검거나 부종이 있는 사람은 빌리루빈 수치가 그 이상이어도 황달이 왔음을 알기 어렵다. 반대로 피부 빛이 투명하거나 빈혈이 있는 사람에서는 그 이하에서도 황달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황달 유무는 피부보다는 눈의 공막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더 좋다. 을지의대 소화기내과 주연호교수는 “카로틴혈증에 의한 피부 변색의 경우 공막은 노랗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얼굴이 노래졌다고 해서 무조건 간이 나빠져 황달이 생겼구나하는 오해를 갖지 말라”고 당부한다.

황달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선 우선 환자의 가족력과 황달이 나타나기 6개월 전의 병력이 필요하다. 또 황달의 원인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통해 빌리루빈 수치의 증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또 무엇보다 황달은 질병이 아니라 증상으로 원인에 따라 치료도 다르므로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황달은 3가지 경우에서 발생할 수 있다. 먼저 빌리루빈이 과생성되는 경우로, 대량의 수혈을 받았거나 용혈성 빈혈, 즉 혈액 속의 물질들이 서로 대항하여 결합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인해 혈관 내 적혈구가 다량으로 파괴된 경우다. 대개 증상은 경미하게 나타난다.

다음은 생성된 빌리루빈이 간에서 대사돼 담즙을 통해 대변으로 배출하게 되는데 간 내 대사과정에 장애가 생겨 배출되지 못하는 경우다.

원인은 크게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눌 수 있다.선천성은 유전학적 결함으로 인해 황달이 발생하는 길버트 증후군, 크리글러-나자르 증후군 등이 있다. 또 선천적으로 간세포에서 모세혈관으로의 담즙분비 장애가 발생하는 로터증후군 역시 선천성 원인에 해당된다. 다른 간 기능은 별 문제 없이 약간의 황달증세만 지속될 때 여기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후천성으로는 간염과 간경변, 간암, 담도암, 췌장암 등에 의해 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황달이 발생하는 것이다.

만성간염이나 알코올성 간 질환으로 인한 황달이 나타날 시기에는 대부분 식욕감퇴나 전신 피로감을 심하게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 간에서 대사된 빌리루빈이 담도를 따라 십이지장으로 배출되는데 담도가 막혀서 황달이 발생되는 경우다. 원인은 담석, 기생충, 담도 종양 등에 의한 담도 폐색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경우 담석 등을 제거해 주면 황달이 없어진다.

2003.06.04 김연수기자 whitewhite@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