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없고 예방백신 개발 안돼…철저한 위생관리 가장 중요

직장인 김라희 씨(가명ㆍ35)는 얼마 전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을 찾았다가 C형간염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평소 건강을 자랑하던 김씨로서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요즘에 다소 피곤하기는 했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었던 터라 더욱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A, B형 간염은 들어봤는데, C형 간염이 도대체 뭐지?" 하고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B형 간염은 국가가 권장해 백신비를 지원하는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학술단체가 질환 알리기 캠페인 등을 전개해 잘 알려져 있다.

A형 간염도 최근 다수 연예인들이 걸려 방송을 타면서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C형 간염은 질환 자체를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다. 최문석 대한간학회 홍보이사(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B형 간염이 해결됐다는 것이 아니며 여전히 간경화와 간암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정부와 학술단체의 적극적 홍보활동으로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며 "하지만 C형 간염은 B형 간염 못지않게 위험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인식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C형 간염은 직장인 건강검진에 포함돼 있지 않은 데다 정부나 학술단체 차원에서 전 국민 캠페인도 전개되지 않아 인지도가 낮다.

실제로 B형 간염은 최근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전 국민 유병률이 3% 정도로 낮아졌으며 도시 지역 초등학생 유병률은 0.5%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C형 간염의 전 국민 유병률은 1~1.4% 수준이다. 1992년 이전에는 대부분 혈액이나 혈액응고 인자의 수혈과 관련돼 C형 간염이 발생했지만 그 후에는 수혈 전에 C형 간염 검사가 되기 때문에 수혈에 의한 전염은 매우 낮다.

최근에는 정맥주사 약물을 남용하는 경우, 성적인 접촉을 통한 경우, 면도기ㆍ칫솔ㆍ손톱깎이 등을 환자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 비위생적인 문신, 피어싱, 침술 등의 시술을 통해 C형 간염이 감염되며 극히 적은 수에서는 감염된 산모를 통해 신생아에게 전염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모유수유나 식사, 가벼운 키스 등을 포함해 일상적인 접촉만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서 예방이 어렵다.

최 교수는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에이즈(HIV)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돌연변이가 빠르게 일어나 백신을 개발하는 게 쉽지 않다"며 "C형 간염은 '피'로 옮기는 질환이므로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C형 간염은 감염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소수의 환자에게서는 피로감, 열감, 근육통, 소화불량, 우상복부 불쾌감, 황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 C형 간염 환자는 검사를 받기 전에는 모르고 지내다가 20~30년이 지나서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 간암 등의 소견으로 뒤늦게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C형 간염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최 교수는 "B형 간염은 일부 완치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 평생 약을 먹으며 조절해야 한다"며 "C형 간염은 B형 간염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료가 잘 되며 특히 우리나라는 C형 간염 치료제가 잘들어완치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망한 C형 간염 치료신약이 다수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 C형 간염 치료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C형 간염은 증상이 거의 없으므로 30~40대 이후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C형 간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학회는 간염과 간질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간사랑 UCC 공모전'을 매경헬스와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공모는 BㆍC형 간염 두 부문으로 나눠 진행되며 수상자는 각각 대상 1팀, 우수상 2팀, 장려상 2팀을 선정해 상금과 상패를 수여한다. 시상식은 10월 간의 날 기념식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출처 : 매일경제 MBN [문애경 매경헬스 기자]